덱사 주사, 내가 신규간호사 때 배운 뼈아픈 교훈
1. 사건의 시작: 외래에서 맞고 온 덱사 주사를 병동에서 중복 투여
신규간호사로 막 병동 생활에 적응하던 시절이었습니다. 75세 남자 노인환자분이 외래에서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셨고, 외래에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주사를 맞은 뒤 입원이 결정되어 저희 병동으로 올라오셨습니다.
외래간호사에게서 입원환자 인계를 받을 때 환자가 덱사주사 처치를 받고 병동으로 올려오셨다는 인계를 받지 못한 채로 병동에서 입원환자 관련 처방픽업 도중 저는 환자 차트에서 덱사메타손 1앰플 IM 처방이 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 통증이 심하니 바로 맞아야겠구나” 싶어 외래에서 이미 투여되었는지 미처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1앰플을 더 주사했습니다.
잠시 후 혹시나하여 뒤늦게 외래에 투여 여부를 확인하고 나서, 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습니다. 중복 투여라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2. 수간호사의 질책과 지시
사실을 보고드리자, 수간호사님은 얼굴이 단호해지며 말씀하셨습니다.
“ 덱사 주사를 중복투여 했다구? 덱사메타손 같은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노인 환자에게 과용량으로 투여하면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아? 지금 당장은 괜찮아 보일 수 있어도, 부작용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어. 당장 환자 혈압과 혈당을 자주 체크하고, 섬망이나 정신상태 변화가 있는지 세심하게 관찰해. 그리고 왜 이런 지시를 하는지 직접 조사해서 내일까지 보고서로 작성해와.”
저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혹시 내가 환자에게 큰 해를 끼친 건 아닐까?’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그날 저는 일하는 내내 그 환자분 병실에 수시로 들러 활력징후를 재고 일정시간 간격으로 혈당을 재며 환자에게 말을 걸어 정신 변화상태를 관찰하느라 바빴습니다. 다행히 환자분에게는 큰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고,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의 긴장과 두려움은 제 평생 간호사로서 잊을 수 없는 교훈이 되었습니다.

3. 덱사메타손, 어떤 약물이길래 약효가 뛰어나면서 동시에 위험한 걸까?
덱사메타손은 대표적인 합성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제제)입니다. 우리 몸의 부신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유사한 작용을 하며, 강력한 항염증 효과와 면역억제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필요할 때는 정말 “생명을 살리는 약”이지만, 동시에 “양날의 검”과 같아 잘못 쓰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 주요 적응증
- 뇌종양이나 뇌부종 환자의 뇌압 감소
- 류머티즘성 관절염, 자가면역질환 조절
- 암환자의 항암치료 부작용(구역, 구토) 완화
- 심한 알레르기 반응 완화
- 급성 통증 조절
📌 덱사메타손의 주요 적응증 정리표
| 카테고리 | 구체적 적응증 | 필수 실무 메모사항 |
| 신경계/뇌압 | 뇌부종, 종양 관련 뇌압 상승 | 부종 감소로 두통·구역 완화, 감염 동반 시 신중 |
| 종양·항암 | 항암 유발 구역/구토(CINV) 예방/치료, 종양성 통증 보조 | 항암 프로토콜에 용량·타이밍 엄격 |
| 호흡기 | 중증 폐렴/ARDS(급성호흡곤란증후군)에서 보조적 사용, COPD 급성 악화 일부 케이스 | 감염 악화 vs 염증 억제 균형 필요 |
| 류마티스/자가면역 |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혈관염 급성 악화 | 최소 유효용량·최단기간 원칙 |
| 알레르기/아나필락시스 | 심한 알레르기 반응의 후속 염증 억제 | 급성기 1차는 에피네프린·항히스타민·스테로이드 병행 |
| 내분비 대체요법 | 부신기능저하증 위기 시 Stress dose(대개 하이드로코르티손이 1차) | 덱사는 장반감기·광범위 항염, 대체 1차는 아님 |
| 피부/근골격 | 심한 접촉피부염, 활막염 등 국소 주사 | 감염성 병변에는 금기 |
★원칙: 최소 유효 용량, 최단 기간, 감량 시 점진적 테이퍼링으로 부신억제 예방.
💉 덱사메타손은 혈압·혈당·정신상태 변화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병태생리로 이해하기)
1) 혈압이 오르는 이유(스테로이드 고혈압의 기전)
- 교감신경 반응성 증가: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말초 혈관의 α1-아드레날린 수용체 반응성을 높여 혈관 수축이 더 잘 일어남 → 혈압 상승.
- 체액 저류: 덱사메타손은 미네랄로코르티코이드 활성은 낮지만, 고용량/반복 투여 시 나트륨·수분 저류를 유도할 수 있고, RAAS(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계통, 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경로에도 간접 영향 → 혈압·부종 상승. ※ RAAS: 레닌이 안지오텐신 I을 생성하고, 전환효소(ACE)에 의해 안지오텐신 II로 변환되어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임. 알도스테론이 신장에서 나트륨과 물의 재흡수를 증가시켜 체액량을 늘리고 혈압을 유지함. 안지오텐신 II와 항이뇨호르몬(ADH)이 함께 작용해 체내 수분을 보존해 혈압에 영향을 줌
- NO(질산화물) 신호 억제: 내피 기능 저하로 혈관 이완 능력 감소 → 말초저항 증가.
▶︎ 실무 포인트: 고령·고혈압·신장질환 환자일수록 민감.
- 투여 후 혈압 1–2hr 마다(초기 4–6시간) 모니터링,
- 부종/호흡곤란 동반 시 의사 보고.
2) 혈당이 오르는 이유(스테로이드 고혈당)
- 간 포도당 신생합성↑: PEPCK( 포스포에놀피루브산 카복시키나제) 등 효소 발현 증가 → 간에서 포도당 생산 증가.
- 말초 인슐린 저항성↑: 근육·지방 세포의 포도당 흡수 감소, 고혈당 유발.
- 단백질 분해·지방분해↑: 기질 제공으로 당 신생합성 촉진.
▶︎ 실무 포인트: 당뇨 유무와 관계없이 식후·취침 전 혈당 상승 가능.
- 입원 환자: AC/HS(식전·취침) 혹은 q6h 측정, 필요 시 sliding-scale/기저-식전 인슐린 조정.
- 외래환자/일반인: 단기 고용량 복용 시도 자가 혈당 체크 권장, 갈증·다뇨·피로 시 상담.
3) 섬망·불면·기분변화가 생기는 이유(스테로이드 정신증)
- 중추 신경계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과활성 → 해마·편도체·전전두엽 회로에 영향.
- 도파민/세로토닌 불균형 + 수면-각성 리듬 교란 → 불면, 불안, 경조증, 혼미, 섬망까지 진행 가능.
- 노인은 뇌 예비력이 낮아 저용량에도 민감. (뇌 예비력: 노화와 질병이 와도 뇌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쌓아둔 인지적 저력)
▶︎ 실무 포인트:
- 밤에 투여 피하고 아침 투여 원칙(불면·흥분 감소).
- CAM/CAM-ICU 같은 간이 도구로 주의력·지남력·환각 체크.
- 가족에게 갑작스런 성격 변화/불면/환시 교육.
- 중증이면 감량·중단(의사 지시)과 대증치료 고려.

4. 덱사메타손 과용량 시 나타날 수 있는 위험
당시에 공부했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면역 억제 → 감염 위험 증가
- 노인은 이미 면역력이 약한데, 스테로이드가 이를 더 억제하여 폐렴·요로감염 등 감염에 취약해집니다.
- 혈당 상승
- 덱사메타손은 혈당을 높이는 작용이 강해, 당뇨가 없는 환자도 고혈당이 생길 수 있고, 당뇨 환자라면 혈당 조절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 위장관 출혈·소화성 궤양
- 위점막 보호 기능을 약화시키고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속이 쓰릴 수 있고, 출혈 위험이 높아집니다.
- 정신과적 부작용
- 불면, 기분 변화, 과민반응, 우울, 망상, 섬망 등 정신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에서는 섬망 위험이 커서 관찰이 필수입니다.
- 골다공증·골절 위험
- 장기 사용 시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 근육 위축이 올 수 있습니다. 노인은 낙상으로 골절 위험이 커집니다.
- 심혈관계 부담
- 부종, 고혈압,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얼굴이 붓고 살이 갑자기 찌는 쿠싱증후군 증상도 주의해야 합니다.
5. 노인 환자에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
노인 환자는 대사 기능과 간·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어, 약물에 대한 약물대사 능력도 떨어지고 같은 용량이라도 부작용 위험이 젊은 환자보다 훨씬 높습니다. 더불어 약물 과다복용에 따른 부작용에 훨씬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노인환자의 경우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덱사메타손 주사에 의한 부작용인 혈압 상승, 혈당 상승을 가중시켜 더 치명적인 신체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1) 덱사메타손과 혈압·혈당 관리
수간호사가 강조한 대로, 덱사메타손 과량 투여 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혈압과 혈당입니다.
- 고혈압 환자라면 혈압이 갑자기 상승할 수 있으므로 투약 후 주기적 체크 필요
- 당뇨병 환자에서는 인슐린이나 경구 혈당강하제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음
2) 덱사메타손과 섬망 관찰
특히 노인 환자에서는 스테로이드 과용량으로 인해 섬망, 혼돈, 불안, 환각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정신 상태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가족에게도 이런 위험이 있을 수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중복투여 후 현장 대처법: 모니터링 & 간호 포인트
- 즉시 보고(의사·수간호사) + 마지막 투여 시각/용량 확인
- 바이탈 집중 모니터링: 혈압을 초기 1–2시간 마다, 안정 후 4~6시간 마다 측정. 수축기 180↑ 또는 증상성 상승 시 의사 보고.
- 혈당: 당뇨환자 아니어도 AC(아침식전) / HS(취침전) 체크 권장. 고용량/주사요법 시 6시간 마다 측정. 250mg/dL↑ 지속 시 인슐린 치료 조정.
- 정신상태: 주의력·지남력, 밤낮 리듬, 환시/초조 모니터. 불면 시 야간 소음·빛 줄이기, 카페인 제한.
- 감염 징후: 발열 둔화로 열이 없을 수도 있음 → WBC, CRP 경향, 상처·IV site 점검.
- 소화기 보호: 위험군은 PPI / H2RA (프로톤펌프 억제제 / H2수용체 길항제) 위산분비억제제 / 위산생산억제제 병용 고려(의사 지시), 흑변·상복부 통증 교육.
💊 덱사메타손과 유사 작용 약물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계열) 목록
1) 주사제(IV/IM 등)
-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 솔루메드롤 등
- 하이드로코르티손(Hydrocortisone) — 솔루코테프 등
- 베타메타손(Betamethasone) — 셀레스톤, 솔루스팬 등
-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 — 케날로그(관절·연부조직 주사)
- 프레드니솔론(중·장시간형 주사 제형 제한적) — 일부 지역/제품 존재
2) 경구제(PO)
- 프레드니손(Prednisone) — (간에서 프레드니솔론으로 전환)
-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
-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 정제 형태 존재
- 베타메타손(Betamethasone)
- 디플라자코트(Deflazacort)
- 부데소나이드(Budesonide) — 전신 작용 ↓(국소성 높음: 장용/흡입 등 특수 제형)
💡 상대 효능(대략적 등가용량, 항염 효과 기준)
- 하이드로코르티손 20 mg ≈ 프레드니손/프레드니솔론 5 mg ≈ 메틸프레드니솔론 4 mg ≈ 덱사메타손 0.75 mg
→ 덱사메타손은 강력·장시간형, 미네랄로코르티코이드 활성 낮음(그래도 고용량/반복 시 BP·부종 영향 가능).
6. 다행히 부작용은 없었지만 이번 경험으로 배운 점
그날 이후 저는 환자분의 혈압과 혈당을 자주 체크하고, 정신상태 변화(섬망, 불면 등)를 면밀히 관찰했습니다. 다행히 환자분에게는 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사건을 계기로 왜 수간호사님이 그렇게 강조하셨는지, 왜 즉시 “혈압, 혈당, 정신상태”를 지시하셨는지를 나중에서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약물 투여 전 반드시 이전 투약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덱사메타손과 같은 스테로이드 약물은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투여 전, 반드시 확인. 그리고 투여 후, 철저한 관찰.”
제 간호사 생활에서 실수를 통해 배운 이 교훈을 바탕으로 여러분은 저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랍니다.
7. 스테로이제 처방 시 일반인이 알아두면 좋은 스테로이드 상식
스테로이드는 일반인에게도 종종 처방됩니다. 따라서 환자와 보호자도 기본적인 주의사항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 ❌ 임의로 복용 중단 금지: 갑자기 끊으면 부신 기능이 억제되어 저혈압·쇼크가 올 수 있음, 테이퍼링(서서히 감량) 실시
- 🍽️ 위 보호: 위장 출혈 예방을 위해 약은 식후 복용, 필요시 위 보호제 함께 사용
- 💉 감염 주의: 가벼운 감기도 심해질 수 있으므로, 열·기침·배뇨통 등 증상 시 즉시 병원 방문
- 🦴 골다공증 예방: 장기 복용자는 칼슘·비타민D 섭취와 규칙적 운동이 필요
- 🍺 술·흡연 자제: 위장관 출혈과 뼈 손상 위험을 높임
👨👩👧 스테로이드 복용, 자주 묻는 질문 Q&A
Q1. 스테로이드 약은 효과가 정말 빠른가요?
A1. 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가 빠른 만큼 부작용도 빨리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혈당 상승, 혈압 상승, 불면, 기분 변화가 있습니다.
Q2. 약을 먹고 나서 밤에 잠이 안 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2. 스테로이드가 각성 효과를 일으켜 불면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침 복용으로 시간대를 조정할 수 있으니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Q3. 저는 당뇨가 없는데도 혈당이 오를 수 있나요?
A3. 네, 가능합니다. 스테로이드는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늘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가 없는 사람도 일시적으로 혈당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갈증이 심해지거나 소변이 잦아지는 증상이 있으면 바로 상담하세요.
Q4. 약을 먹으니 몸이 좀 붓는 것 같은데 갑자기 끊어도 되나요?
A4. 절대 안 됩니다. 스테로이드는 장기간 복용 시 부신 기능 억제가 생길 수 있어 갑자기 중단하면 급성 부신부전이 올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의사 지시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량해야 합니다.
Q5. 열이나 감기 기운이 있는데 괜찮을까요?
A5. 스테로이드는 면역 반응을 억제해 감염 증상이 약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폐렴이 있어도 열이 잘 안 나거나, 감기처럼 가볍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몸살감기라도 그냥 넘기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8. 마무리하며...
제가 신규 시절 겪었던 위 사례는 단순한 실수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환자 안전과 약물 지식의 중요성을 제 뼛속 깊이 새겨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덱사메타손은 한 앰플 차이로도 환자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 “약물은 생명을 살릴 수도 있지만, 확인 없는 투여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글을 통해 간호사 동료 여러분들은 약물에 대해 잘 숙지하셔서 저와 같은 투약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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