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무서운 병, '치매'… 치매 검진과 확진 & 국가 지원 제도
인트로: “나와 우리 가족은 절대 걸리지 않길...”
누구나 속으로 한 번쯤 이런 기도를 해봤을 겁니다.
“나이 들어도 제발 치매만은 걸리지 않게 해주세요.”
암이 무섭다고 하지만, 사실 환자와 가족 모두를 더 오랫동안 힘들게 하는 병이 있습니다. 바로 치매입니다.
스스로의 이름, 집, 가족조차 잊어버리고, 매일이 낯선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병. 환자뿐만 아니라 곁에서 돌보는 가족의 삶까지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안타까운 병이죠.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통계기준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는 약 97만 명,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약 100만명을 넘을 것이라 하고, 게다가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우리 사회에서는 앞으로 치매환자수가 계속 증가해 20년 안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치매는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집, 나와 내 가족에게 언제든 다가올 수 있는 현실인 것이죠.
그럼에도 치매 초기에 단순히 노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조기 발견을 놓치고 안타깝게도 치료 시기가 늦어져 중증 치매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고 마는 경우가 많아요.
이 글에서는 치매 검진 및 확진 과정, 그리고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중증 치매 산정특례’와 그 밖의 여러 국가 지원 제도에 대해 정리해드리면서, 실제로 치매환자 가족이 느낄 수 있는 무게감을 덜어드리고자 합니다.

1. 치매 검진 과정: 의심에서 확인까지
치매는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단순한 노화와 구별하기 어려워 ‘혹시?’ 하는 의심 단계에서 검진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매 초기에는 ▲최근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말을 잘 떠올리지 못해 '그거', '이거'와 같은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는 등 방향감각 상실을 겪고 ▲간단한 판단이나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며 ▲우울감, 불안감 등 성격이나 감정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1차 선별 검사: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일부 의원에서 시행
-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K-MMSE):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 지남력 등을 점수로 평가(30점 만점, 24~30점: 손상 없음, 18점~23점: 경도 인지장애, 0점~17점 분명한 인지장애)
- 노인우울검사(GDS-SF): 우울 증상이 동반된 경우 치매와 혼동되는지를 감별(15문항의 자기보고식 척도)
- 시간·장소·사람 인지 확인
- 그림 그리기, 단어 기억하기 등
👉 이 단계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2차 전문검사 권유.
② 정밀 진단 검사: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행
- 임상치매척도(CDR, Clinical Dementia Rating): 6가지 영역(기억력,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전두엽 관리기능, 전신 일상생활능력, 육체적 일상생활능력)의 인지 수준 및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종합 평가하는 치매증상의 심각도 평가 척도( 0점(치매 아님)부터 3점(중증)까지의 점수로 구분)
- CDR 0: 치매가 아님 (None)
- CDR 0.5: 치매가 의심스러움 (Questionable)
- CDR 1: 경증 (Mild)
- CDR 2: 중등도 (Moderate)
- CDR 3: 심함 (Severe)
- 전반적 퇴화척도(GDS, Global Deterioration Scale): 환자의 전반적인 퇴화 단계를 1~7단계로 구분
- 1단계 (정상): 인지 기능 저하가 없는 상태
- 2단계 (주관적 인지 장애): 본인만 느끼는 인지 기능 저하가 있는 상태
- 3단계 (경미한 인지 장애): 경미한 인지 장애가 나타나지만, 숙련된 임상가의 자세한 면담과 검사를 통해 인지 기능 장애가 확인되는 초기 단계
- 4단계 (경증 치매):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유지되나, 기억력, 언어 능력 등의 인지 기능 저하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단계
- 5단계 (중등도 치매): 일상생활에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단계
- 6단계 (심한 치매): 인지 기능 저하가 더욱 심각해져 육체적인 일상생활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는 단계
- 7단계 (말기 치매): 인지 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 거의 모든 기능이 상실되는 말기 단계
- 1단계 (정상): 인지 기능 저하가 없는 상태
- 신경심리검사: 주의력, 기억력, 언어, 시공간 능력, 실행 기능 등 뇌의 다양한 기능을 세밀 분석해 뇌 기능 손상 여부와 손상 정도, 원인 등을 파악하여 임상적 진단을 도움
-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ADAS-cog):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도구
- 세라드검사(CERAD-K): 치매 평가에 활용되는 신경인지기능검사 중 하나
- 서울신경심리검사(SNSB): 한국인 환자에 적합하게 개발된 검사로, 주의력, 언어, 기억력, 시공간 능력, 전두엽 기능 등을 평가
👉 여기서 치매 의심이 강하면 확진을 위해 영상·혈액검사 진행.
③ 영상 검사
- 뇌 MRI(자기공명촬영), 뇌 CT(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해 뇌 위축, 뇌졸중 같은 혈관성 병변 여부 등 구조적 이상을 확인
- 뇌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뇌 SPECT 검사(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 여부 등 뇌 대사 활동 및 혈류량 변화 측정하여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 감별에 유용
👉 뇌의 특정부위 위축이나 기능저하의 경우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치매 진단에 활용되고, 뇌졸중이나 뇌혈관 이상의 경우 혈관성 치매 진단에 활용됩니다.
④ 감별 검사
- 혈액검사(간기능검사, 신장기능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매독검사, 전해질검사), 요검사 등을 통해 치매 유사 질환 배제
- 갑상선 기능저하, 비타민 B12 결핍, 전해질 이상 등 가역적 원인 확인
- 우울증과 구별 위한 심리검사 실시
💡 포인트: 치매 검진은 단순히 기억력만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전반적인 뇌 건강과 일상생활 능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입니다.
2. 치매 확진 기준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른 치매 확진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MMSE 점수: 18점 이하
- CDR 점수: 2점 이상
- GDS 단계: 5단계 이상
- 영상검사 및 신경심리검사에서 치매 원인 확인
- 임상적 진단
- DSM-5 진단 기준 또는 NIA-AA(미국국립노화연구소-알츠하이머협회) 기준 활용
- 기억력 저하 + 일상생활 기능 저하 + 다른 원인 배제
이 조건을 충족할 경우, 단순 ‘치매 의심’이 아닌 치매 확진으로 분류됩니다.
3. 국가 지원 제도: 중증 치매 산정특례 중심으로
치매 환자에게 가장 큰 두려움은 기억을 잃는 것만이 아닙니다.
끝없는 의료비 및 돌봄 비용 부담 역시 가족을 힘들게 하죠. 이런 이유로 국가에서는 중증 치매 환자에게 의료비 경감을 위해 산정특례 제도를 운영합니다.
(1) 적용 대상
- 영상검사 + 신경심리검사에서 치매 확진
- CDR 2점 이상, GDS 5점 이상, MMSE 18점 이하
- 치매 원인이 희소 질환일 경우 자동 적용
- 희소 질환이 아니더라도 이상행동 등으로 치료가 잦은 경우, 의사 판단으로 연간 60일(최대 120일)까지 지정 가능
(2) 혜택
- 진료비 본인 부담률 30~60% → 10%로 경감
- 최대 5년간 적용
- 검사, 약물치료, 입원·외래 진료비 부담 완화
(3) 신청 방법
- 주치의 진단서 발급
- 병원 원무팀 제출
- 국민건강보험공단 등록(병원에서 진행)
4. 그 밖의 치매 환자 가족 지원제도
치매환자가족휴가제를 통한 단기 돌봄 휴식 지원,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방문요양, 주간보호 등) 이용,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약물 및 검사비), 그리고 치매안심센터의 상담 및 교육, 자조모임 지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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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매환자가족휴가제
- 장기간 치매 환자를 돌보며 지친 가족에게 단기보호 서비스를 제공하여 휴식을 지원하는 제도
- 치매안심센터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의사 진단서 등을 통해 치매 환자임을 확인받아 이용 가능
- 연간 일정 일수 범위 내에서 바우처를 지급받아 단기보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2)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 장기요양 등급 판정을 통해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간보호, 단기보호 등의 서비스 이용 가능
- 치매 환자가 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가족들은 환자 돌봄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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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치매 진단 및 치료비 지원
- 치매 안심센터 등록 치매 환자 중 소득 기준(중위소득 120~140%)에 해당하는 경우, 치매 약제비 및 신경인지검사, MRI 등 진단검사비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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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치매안심센터 연계 서비스
-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선별검사, 진단검사, 맞춤형 사례관리, 가족상담, 가족교실, 자조모임, 쉼터 이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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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건강보험 산정 특례 및 세제 혜택
- 중증 치매 환자의 경우, 건강보험 산정 특례 적용 시 요양 급여의 90%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자부담 10%)
- 치매 환자가 항시 치료를 요하는 중증 환자로 등록될 경우, 연말정산 시 나이 제한 없이 추가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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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타 지원
- 정신적·정서적 지원: 치매 환자가족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담, 가족교실, 자조모임, 힐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여 돌봄 부담을 경감합니다.
- 치매환자 본인 지원: 노인 돌봄종합서비스, 주야간보호서비스 등 장기요양 수급자와 치매 환자를 위한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5. 치매 조기 검진과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

치매 환자 10명 중 1~2명은 조기 발견하여 조기치료했을 때 완치가 가능해요. 치매의 다양한 원인 중 우울증, 갑상선 질환, 뇌종양, 영양 문제 등은 일찍 발견해서 치료하면 치매증상이 회복될 수도 있어요.
완치가 아니더라도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중증으로 가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매우 큰 효과가 있습니다. 초기에 약물을 사용하면 건강한 환자의 모습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할 수 있어요.
- 치매의 10~15%는 치료 가능한 치매(가역성 치매)
(예: 정상압수두증, 갑상선질환, 비타민 결핍 등) - 알츠하이머병 등 진행성 치매도 조기 발견 시 약물치료(예: Donepezil, Rivastigmine, Memantine)로 진행을 늦출 수 있음.
- 환자와 가족 모두 돌봄 계획·재정 계획·산정특례 등록을 빨리 할 수 있음.
1) 병의 진행 단계 지연: 치매를 완치하는 약은 아직 없지만, 치매 초기 단계부터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치매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늦추고, 초기 단계에 머무르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6. 치매 가족들이 궁금해하는 FAQ
Q1. 치매 검진은 무료로 받을 수 있나요?
👉 네, 만 60세 이상은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신분증 지참해 가시면 무료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Q2. 중증 치매 산정특례를 받으면 모든 의료비가 감면되나요?
👉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 항목에 한해 본인 부담금이 10%로 줄어듭니다. 비급여 항목(도수치료, 일부 영양제 주사 등)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Q3. 산정특례는 평생 적용되나요?
👉 아닙니다. 기본 적용 기간은 5년이며, 이후에는 재판정을 받아야 연장 가능합니다.
Q4. 치매 안심센터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나요?
👉 무료 검진, 인지재활 프로그램, 가족 상담, 환자 맞춤형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Q5. 치매 환자가 자꾸 집을 나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위치추적기 착용, 문·창문 안전장치 설치, 낮 시간대 산책 동행으로 탈출 욕구를 줄여야 합니다.
Q6. 가족이 돌보기 힘들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 장기요양보험 신청 시 방문요양, 주간보호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7. 참고문헌 및 자료
- 보건복지부 치매안심센터 안내자료 (2024)
- 대한치매학회 진료지침 (2023 개정판)
- NIA-AA Alzheimer’s disease diagnostic guidelines (2018)
8. 마무리: 치매는 가족만이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운 현실
치매는 단순히 한 사람의 병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특히 중증으로 진행된 치매의 경우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립니다. 때로는 가족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하고, 경제적 부담에 지쳐버리기도 하죠. 치매는 온전히 가족들만이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울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국가 지원 제도와 지역사회의 도움을 잘 활용하면, 치매와의 긴 싸움이 조금은 덜 외롭고, 덜 힘겨울 수 있습니다.
치매가 의심된다면 초기에 검진을 주저하지 말고,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치매는 사회가 함께 감당해야 하는 병입니다.
혹시 이미 가족 중에 치매를 마주하고 있다면, 이 정보가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작은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간호사로서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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